오컬트/일본괴담

일본 2ch 번역괴담 손목 귀신

by Occult.s 2020. 3. 16.

대학동창에게서 ‘우리집에 오지 않을래?’라는 전화가 왔었다 반년만의 통화였고 실제로 만난다면 1년만이다 퇴근 직후의 멍한 머리로 대충 이야기를 맞추다보니 어느샌가 일주일 뒤에 친구의 집으로 찾아가서 하루를 자기로 결론이 지어져 있었다

 

그날, 갑자기 들어온 급한 업무를 마치고 바로 그녀의 집으로 퇴근을 했다 도착하자마자 그녀는 저녁식사를 손수 만들어주었고 서로의 직장생활의 고충 등을 나누며 준비해간 술과 안주를 신나게 먹었더니 시간은 이미 자정을 넘어가고 있었다

“이제 슬슬 자자.”

기분좋게 자리에 누워 눈을 감았지만 뭔가 불편한지 계속 뒤척이는 친구 때문에 잠들 수가 없었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사실은 아직 하지 않은 이야기가 있는데…”라며 사뭇 곤란한 듯이 말을 꺼냈다

 

 

“한 2주 전부터였는데…손목이 나타나…”

 

얼른 이해가 안 되서 고개를 기울이자 친구는 침대 정면 멀찍이 위치한 옷장을 가리켰다.

“처음에는 옷장 틈 안에서 손가락이 나왔었거든. 그땐 그냥 잘못 본 거겠거니하고 넘겼어. 그런데 다음날 책장 구석에서 손가락이 또 나왔어. 또 다음날에는 탁자 옆에서 손목까지 나타났고...” 들으면서 시선을 움직여보니 손은 명백하게 침대를 향해서 이동해오고 있었다. 실제로 본 것도 아닌데 등에 한기가 스몄다.


“그리고…” 겁에 질린 표정으로 그녀가 말했다.
“어제는….침대 다리에 손이 있었어…그래서 어쩌면 오늘 무슨 일이 있을지도 몰라…”

힘 없이 이야기하는 그녀의 말에 이런저런 생각이 머리에 돌기는 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한동안 그렇게 서로 말 없이 앉아있는데 갑자기 친구가 크게 웃음을 터트리며 “농담이야.”라는 것이다.

“나중에 누가 놀러오면 놀래켜주려고 생각해뒀던 이야기야. 어때? 무서웠어?”

그렇게 깔깔대는 친구를 보고 난 당혹스러웠다. 사실은 나 역시 그녀에게 하지 못하고 있는 말이 있었다. 손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을 때 그녀의 등 뒤에 앉아있는 남자가 있었고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점점 몸을 앞으로 기울이더니 마지막에는 그녀를 감싸듯 몸을 숙이고 깔깔대는 그녀의 얼굴을 계속해서 응시하고 있던 것이다. 이 이야기를 해야 할 지…말아야 할 지…


난 다시 천천히 이불을 덮고 누웠고 아무 것도 보지 못한 것처럼 눈을 감아버렸다. 어느샌가 창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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