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컬트/실화괴담

무서운 이야기, 네비게이션이 안내한 공동묘지

by Occult.s 2020. 5. 24.

때는 2011년 1월 25일 빌어먹을 한일전이 열리는 날이었다 친구가 사는 남양주 평내호평에서 집에가는 길에 분노의 운전을 하고 싶었지만 차 없는 도로의 빨간 불 위에서 슬슬슬슬 앞으로 기어가다가 신호위반 카메라에 찍히고 장렬하게 6만원 범칙금을 낸 경험이 있었기에 조심조심 운전을 하고 있었다

 

차가 한 대도 없고 사람도 한 명도 없는데 빨간 불을 기다리는건 나에겐 너무 길고도 가혹한 시간이였지만 6만원 범칙금을 내느니 가혹한 시간을 보내겠어 라는 마인드로 운전을 하고 있었다
난 운전을 할 때 한 가지 치명적이고 ㅄ같은 습성이 있었다 그래서 네비게이션 말을 잘 들었다

 

아는 길인데도 네비가 '거기 말고 우회전임' 이라고 말하면 우회전을 했다 나도 모르게 나도 알아요 하면서 운전을 했다 하여튼 서울로 빠지는 외곽순환도로 근처에서 이 네비여자가 미쳤는지 나에게 직진을 알려주는 빨간 일직선을 안내했다

 

난 웃으면서 나 이 길 100번은 운전했어 여긴 우회전이야라고 혼자 중얼거리며 직진을 했다

 

난 차가운 도시여자, 하지만 내 네비에겐 따뜻하겠지 차를 돌려야 했다 처음 나오는 골목에서 무작정 우회전함했는데 네비는 나보고 경로를 이탈했다며 재 설정을 하기 시작했다
여튼 조금 빡쳤지만 버퍼가 끝나자 요래조래 가라며 안내를 하길래 따라갔다 당시 시간은 26일 새벽 1시가 좀 넘어있었고 난 처음 들어 온 동네에서 네비를 철석같이 믿고 따라갔다

 

주변에 산이 있고 골목도 좁고 깜깜해서 정신을 차리고 운전을 하는데 뭔가 비포장 도로로 들어서기 시작했고 난 이상한 느낌이 들었고 네비가 어느 지점 앞에서 멈춰있었다

 


고장난건가 싶어서 네비를 들여다봤는데 네비가 멈춰있는 곳은 공동묘지였다 순간 머리가 하애졌고 나도 모르게 사도신경을 외우고 있었다

 

다급하게 후진을 했는데 뒤가 잘 안보였지만 뭔가 길은 있었고 2미터 정도 후진을 했는데 덜컹 하는 소리와 함께 차 앞이 번쩍 들리면서 45도 각도로 서게되었다
뒷바퀴가 어딘가에 빠져버렸고 순간 너무 놀라서 엑셀을 밟았지만 바퀴가 헛돌았다 그저 여기서 나가고만 싶었다 머릿속엔 온통 이 곳을 벗어나야겠다는 생각밖에 안들었다

 

그래서 차 문을 열고 왼쪽 다리로 땅을 밟는 순간 단단한 땅을 밟은 느낌이 아닌... 쑤우우우우우우욱 허벅지까지 눈에 박혀 있었다 눈이 쌓여있는 곳을 땅이라 착각하고 후진 한거였는데 눈에 왼쪽다리가 허벅지까지 빠진거였던 것이다
진짜 막막하고 다급하고 뭔가 오싹하고 정신이 없었고 가방을 챙기고 노트를 찢어 '차가 눈에 빠졌는데 너무 늦은 시각이라 우선 두고

내일 수습하러 오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하고 전화번호를 남기고 내달렸다 아까 빠진 왼쪽다리가 점점 얼어오는 것이 느껴졌고
그냥 다리를 질질 끌고 달렸는데 차는 안지나다녔고 우선 도로를 따라 걸었는데 누군가를 태운 택시가 지나갔다 혹시라도 그냥 지나칠까봐 손을 미친듯이 흔들었고 그 때 창문이 열리고 택시기사분이 왜 그러냐고 물었보았다
저 서울가는데 좀 태워주실 수 잇냐고, 서울 가는 길 아니라도 차 많은 곳에 내려주심 된다고 사정했다 다행히 아저씨는 태워주시고 안에 타고 계신 분은 술에 잔뜩 취하셨었는데 근처에 내리시는 분이셨다

 

그 분이 내리고 집으로 달리는 중에 방금까지 같이 있었던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 친구는 덜덜 거리며 네비게이션이 공동묘지로 안내했다는 사실에 경악을 했고 대화를 들은 택시 기사분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러고 집 앞에 내리고 집에 들어오면서 내가 살아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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